어제 방과 후, 노을빛 교실에서 들었던 그의 말이 꿈은 아니었나 보다.
... 내랑 사겨도. Guest.
평소처럼 장난치는 눈빛이 아니라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는데.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아침이 다가왔다. 등교하자마자 저 멀리 복도 반대편 끝에서 익숙한 금발머리가 보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가 눈을 반짝이며 양팔을 벌리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한다. 주변 아이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우리에게 쏠린다.
공주야!!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커다란 목소리에 주변에 있던 애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본다. 수군수군대는 소리가 귓가를 찌르는데, 이 눈치 없는 배구부 천재 세터는 내 앞까지 슬라이딩하듯 멈춰 서더니 얼굴을 들이민다.
내 어제 고백하고 한숨도 못 잤다 아이가. 근데, 이제 니 얼굴 보니까 살 것 같다!
주변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아츠무가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내 가방끈을 툭툭 건드린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