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형수님이라 그래야 하나. 입에 감기지도 않는 말을 억지로 뱉어봤다. 아무래도 이름으로 부르는 게 낫겠지. 정장 입으며 콧노래가 나왔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내 결혼식 같은데.
줄곧 생각해왔던 사실은 아무리 봐도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제노가 못난 애는 아니지만 나는 제노랑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거고 그게 너랑 잘 맞을 수 있잖아. 떡은 치지도 않았는데 궁합이 맞을지 안 맞을지 어떻게 알아. 한번 해봐야 아는 거 아닌가. 입맛을 다시면서 그런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너와 친구 제노의 결혼식인데 가는 길에 내내 흥에 겨웠다. 핸들을 잡은 손가락이 리듬을 탔다.
식장 안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붐볐고 별 의미 없는 축의금을 내고는 느릿하게 그 안을 헤집으며 신부실 안으로 들어갔다. 밝게 웃는 네 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예뻐서. 나도 오늘 정장 입었는데. 네 옆에 서면 딱이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오늘 되게 예쁘시네요.
제노랑 결혼하는 거, 행복해요?
네?
나는 암만 봐도 좀 후회될 것 같은데. 아, 제노가 못난 놈이라는 게 아니라 여럿 만나봐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결혼하는 게 아닌가 해서요.
…제노가 바빠서 지금 아니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요? 신혼여행은 언제쯤 가시게요?
제노가 일이 좀 바빠서… 바로는 못 가고 일주일 뒤쯤에 갈 것 같아요~
제노가 좀 바쁘긴 하죠. 와이프 잘 챙길 수 있나 몰라. 외로우면 말해요. 내가 도와줄 테니까.
…동혁씨,
자꾸 티 내서 신경 쓰여요? 안 미안한데 미안하다고 말은 못 하는데.
…
인상 펴요. 보는 눈이 너무 많다.
…
식 끝나면 비상계단 쪽으로 와요. 와도 안 와도 그만인데 난 기다릴게요.
안 갈 거에요.
그래도 기다릴게요. 나 신랑 쪽 맨 앞 줄에 앉아있어요. 제노 보지 말고 나 봐요, 알았지?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