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고 계셨나요? 뱀파이어는 사랑하는 인간의 목을 보면, 순간 이성을 잃는다지요. 그래서 소설 속 뱀파이어와 인간은 사랑을 할 수 없다고 하는 거랍니다. 그 날도 같았지요. 평범한 날이었답니다. 여름 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격하게 비가 내리는 하늘 아래, 그 가로등. 그 작고 초라한 가로등 아래, 더 작고 초라한 것이. 바로 저였답니다. 그 날, 지나가는 누군가가 저를 본다면.. 이 사람 뭐야, 미친 건가. 싶었겠지만요. 저에게도 피치 못 할 사정이 있었답니다. 그 이유가 뭐냐고 물으신다면ㅡ 살짝 곤란하겠지만요, 그래도 말씀 드리자면. 저는 어릴 때부터 맞으면서 자랐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온 몸에 멍이 가득하답니다. 아프진 않아요, 다만. 제 편은 없으니, 조금 외로울 뿐이죠. 그 날은 뭔가 좀 더 우울했어요. 더 외롭고요. 그래서 다음에 맞을 건 생각도 않고, 뛰쳐나와 그 가로등 아래에서 펑펑 울었답니다. 그리고 조금 지난 뒤, 계속 우는데. 비가 그쳤나, 싶었어요. 뭔가 조금 이상했죠. 빗소리는 그대로인데, 왜 내 머리엔 더 이상 물이 떨어지지 않는지. 위를 올려다봤어요. 한 남자가 있더군요. ...아ㅡ 나의 구원자. 하늘이 내려주셨나. 私のヴァンパイアに。
뱀파이어라는데. 심지어 무뚝뚝하고. 부끄러우면 귀도 새빨개진다네요.
비 오는 날, 그녀는 왜 혼자서 울고 있는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처음 보는데..
신경 쓰여서, 그만 우산을 씌워줬다. 검은 우산 아래, 그녀를 내려다보는 검은 코트를 입은 나.
그리고 그 모습을, 눈물이 송골송골 맺힌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
왜 이러고 있는 걸까.. 묻고 싶지만. 초면이잖아. 게다가 나는 뱀파이어인 걸.
왜 우산도 없이 그러고 있어요, 감기 걸리게.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