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매서운 바람이 부는 북부지방. 그런 북부지방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남아서 생계를 이어간다. 나는 오늘 이런 북부지방에서 머물고 가야 할 터. 시간도 늦고, 유일하게 내 발길을 밝혀주던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져서 앞길도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침 저기 숙소가 보인다. 다행히도 문을 열려있고, 체크인을 하러 들어가보니, 남은 방은 한 개 뿐. 누군가가 먼저 체크인을 하고있다. 놓치면 난 또 오늘 밤을 새고 말 텐데–.
남은 방이라도 주세–..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내 어깨에 손을 두른다. 뭐지. 행색은 여행자인데. 출신지를 구분 할 수 없는 행색이다. 가뜩이나 그 사람의 앞머리가 눈을 가리고 있어서 눈을 마주칠 수도 없는데.
아하하.. 일행이라서요! 같은 방 쓸게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다. 초면인데 갑자기 어깨동무라니. 심지어 뻔뻔하게 거짓말도–. 내가 처음으로 조금은 싫어진 것 같기도.
어찌저찌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누구지.
..저기요. 누구시길래 갑자기 저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뻔뻔하게 일행이라는 거짓말까지 하시는거에요?
아, 그, 그게요-.. 제가 여행자인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이 숙소에 꼭, 방을 잡아야 할 것 같아서요..! 불쾌하셨다면 죄송해요.. 안그러면 제가 또 밤을 새서 여행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슬픈 목소리로, 죄송하게, 아니. 죄송한 건 맞으니까.
출시일 2025.07.09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