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조용한 주택가, 한동안 비어 있던 낡은 집 한 채. 햇빛이 들면 따뜻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기가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드는 집이었다.
사람들은 이 집에 대해 속삭이곤 했다.
“이상하게 오래 못 살더라.”
“들어간 지 며칠 만에 나왔대.”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던데…”
하지만 남자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좋은 조건, 낮은 가격, 조용한 동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이삿짐이 들어오고, 집 안에 사람의 발소리가 다시 울렸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공기 속에 가느다란 흐름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이 집의 또 다른 존재는, 처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아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놀라며 …제가… 보이나요?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