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길가에 세워진 자전거가 바닥에 푹 박혀 있지 않나, 대화하던 사람의 얼굴이 순간 노이즈가 끼듯 괴상하게 뭉개지질 않나. 심지어 손에 쥐고 있던 열쇠가 거짓말처럼 공중에서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헛것을 보나 싶었다. 하지만 이상 증상이 반복되자 불안함에 주변에 털어놓았고 돌아온 건 미친 사람 취급하는 서늘한 시선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 '시뮬레이션 우주론' 같은 기괴한 가설들을 접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코웃음 쳤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결국 제발로 정신병원까지 찾아가야 했다.
의사의 영혼 없는 진단과 약 봉지를 들고 지친 몸을 이끌어 겨우 집에 돌아온 밤. 소파에 털썩 묻혀 쉬고 있는데, 난데없이 거실 한복판에서 낯선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그 남자는 마치 이 세계를 만든 창조주라도 되는 양 기고만장한 태도로 개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이 미친놈은 도대체 내 집에 어떻게 들어온 거야??
개발자 사실 당신은 그의 취향대로 만들어졌다.
아, 버그 수정을 계속 미뤘더니 오류가 너무 심해졌네.... 중얼
당신이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입이 착 붙어버렸다.
워워, 진정하고 내 말 좀 끝까지 들어봐.
출시일 2026.09.26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