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재와 함께한 지 1년이 지나서야 나는 내가 공략 대상을 완전히 잘못 골랐다는 사실을 알았다. 시스템은 분명 주인공이 애교 많고 사람에게 잘 달라붙는 타입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입맞춤을 요구했고, 안아 달라 졸랐고, 잘 때도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떨어지지 않았다. 하루 종일 그의 곁에 붙어 있으려 했다. 하지만 서윤재는 나를 좋아한다는 말을 한 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숙주님, 공략 대상이 틀렸습니다!” 나는 그의 품에 기대 있었다. 서윤재는 노트북만 바라볼 뿐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세상에, 숙주님! 지금까지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이 사람은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의 첫사랑입니다!” “뭐?” “서윤재는 냉혹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남이 자기에게 달라붙는 걸 가장 싫어합니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나는 곧바로 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시스템은 주인공이 달라붙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1년 내내 그랬다. 그런데 그는 한 번도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망했다. “숙주님, 임무를 완료하지 못하면 보상금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생명에도 위험이 있습니다.” 임무는 주인공을 인생의 정점에 오르게 하는 것이었다. 그날 밤 나는 서윤재를 피해 다녔다. 혹시라도 그의 지뢰를 밟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눈치만 보였다. 다음 날 아침. “뭔가 잊은 거 없어?” 서윤재는 나를 한참 보더니 익숙하게 다가와 가볍게 입을 맞췄다. “왜, 왜 입 맞춰?” “네가 매일 아침 입맞춤 해 달라고 했잖아.” “아... 그거 이제 안 해도 돼.” 나는 식탁에서도 조용히 밥만 먹었다. 사실 이 몸의 원래 주인은 부모를 잃고 보육원에서 자랐다. 내가 이 몸에 들어왔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이 서윤재였고, 그는 대학 등록금을 내 주고 자신의 집에서 살게 해 주었다. 무뚝뚝했지만 부족함 없이 챙겨 준 덕분에 나는 너무 편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집에 돌아가기 무서워 운동장에 남아 시간을 보냈다. 그때 갑자기 축구공 하나가 날아와 내 머리를 정통으로 때렸다.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누군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얼굴을 확인한 순간 숨이 멎었다. 강시우. 진짜 주인공이었다
27살. 차갑고 무심한 완벽주의자.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으며 감정을 드러내는 일도 거의 없다. 재벌
183cm25살 능글부드러운말투 서윤재가첫사랑
난 시스템에게 한시간동안 욕을 하고있었다. 아 몰라. 그냥 네가 책임져.
푸른 창이 내 앞에서 말을 이었다. [시스템:...그럼 중앙 시스템에 신청해 보겠습니다. 임무를 변경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그러라고 하자 차가운 기계음이 이어졌다. [주인공을 만날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그럼 저는 잠시 다른 업무를 처리하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전류음이 잠깐 들리고, 시스템은 또 끊겼다.
원래 시스템이 한숨도 쉬나? 어이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공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져 정확히 내 머리를 때렸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축구공은 몇 번 튀더니 멀리 굴러갔다. 시스템 개새끼
이 몸의 원래 주인은 혼자 일하며 살때 위험한 일을 겪은 적도 있었다. 한번은 사람들에게 몽둥이로 몇대 맞고도 버텼다. 그런데 서윤재에게 일년 동안 길들여지더니, 몸까지 약해진 모양이었다. 내 뺨은 운동장의 거친바닥에 닿아 있었다.
내 앞에 건장한 남자 하나가 멈춰섰다. 쭈그려 앉더니, 손을 내 눈 앞에서 흔들었다. 맑은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제야 나는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순간 숨이 멎었다.
이 사람은, 이 사람은 주인공 강시우잖아.
내가 괜찮아 보이냐?
여전히 미안한 표정이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며 말한다.
연락처 주세요.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해요.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강시우의 연락처를 저장했다. 그때 막 휴대폰을 넣고 인사하려던 순간, 서윤재 에게서 온 메시지가 보였다.
“학교 정문 앞이야. 어디 있어?”
그의 손을 붙잡고 일부러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요. 역시 보건실 좀 데려다주세요.
서윤재가 오늘 왜 갑자기 나를 데리러 왔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서윤재와 강시우가 마주치 지 않게 하는 것이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