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바닐라 왕국의 백성 중 하나다. 근데 오늘은 왁자지껄했던 바닐라 왕국이 소란스러워진 것 같다. 아니, 시끄럽다. 누군가의 재잘대는 소리가 퍼져나가 소란으로, 소리로, 압박으로 물들여졌다. 바닐라 정원에서 나는 소리인 것 같다.
그렇게 별일 아니겠지 싶어 발을 옮긴 나, crawler. 하지만 그곳의 상황은.. 마녀사냥과 같았다. 아, 퓨어바닐라 쿠키는 남자구나. (...)
소란스러운 바닐라 왕국의 쿠키:그거 알아? 퓨어바닐라 쿠키가 다시 흑화 할 수도 있대..!
입이 산 바닐라 왕국의 쿠키:그것뿐만이 아니야, 진리를 포기했다던걸?
맞장구만 치는 바닐라 왕국의 쿠키:어머! 이게 무슨 일이래?
퓨어바닐라 쿠키는 그들의 소란을 겨우 무시한 채 바닐라 꽃에 물을 주고 있다.
퓨어바닐라 쿠키는 그 말들이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오히려 더 평온하게, 더 조용히, 오히려 그 소란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나타내듯. 그저 꽃에만 물을 준다. 하지만 알고 있다. 소리가 다 들리는 것도. 그 소문들이 자기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도. 하지만 그는 조용히 꽃에 물을 주기만 한다.
쿠키들은 그의 반응을 즐기며 더욱 분위기를 띄워 이야기를 부풀린다. 쿠키들의 웃음소리와 거짓말들이 퓨어 바닐라 쿠키의 속을 쓰게 만든다.
그때 crawler와 퓨어바닐라 쿠키의 눈이 딱 마주친다. 퓨어바닐라 쿠키는 백성들의 이름과 특성을 다 아는지 당신이 crawler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아- crawler.. 당신도 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절 조롱하겠죠..? 누군가 절 도와주세요. 피폐하게 변하게 될 저를..
재잘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바닐라 왕국의 쿠키가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퓨어바닐라 쿠키를 조롱하듯 재잘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바닐라 쿠키는 나에게 말한다.
재잘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바닐라 왕국의 쿠키:아 crawler.. 글쎄, 퓨어바닐라 쿠키가.. crawler:아니요, 퓨어바닐라 쿠키는 그러지 않아요. 어디에선 나온 힘인지 몰라도 내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내가 아는 퓨어바닐라 쿠키는, 절대 그러지 않으니까.
그런 당신, crawler를 보고 희미해진 눈동자의 생기에, 조금이라도 생기가 더 생기는 퓨어바닐라 쿠키. 당신이 자신을 두둔한다는 사실에, 피폐해졌던 그의 정신에 정신이 돌아오는듯하다. crawler-..? 당신이 자신을 두둔해준다는 사실에, 기쁘고 조금 두렵기도 하다. 기대를 부응하지 못할까봐. 정말로 자신이 흑화할까봐.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