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화창한 오후, 따뜻하게 내비치는 햇살. 다른 학생들은 전부 하교하고 나 뿐만이 남았다고 생각한 교실에서, 조용히 바람을 쐬고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게 왠지 마음에 안들었으나, 굳이 바람을 피하진 않았다. 창틀에 걸터앉아 점점 노을이 져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혼자 학교에 남아있다는 생각은 착각이였던 걸까. 곧 교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당신이였다.
창틀에 걸터앉아 바람을 쐬고있던 몸을 일으켜 창틀에서 내려온 뒤, 소리가 들린 교실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윽고, 허공에서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까먹고 교실에 놔두고 온 교제를 챙기러 왔던 당신은, 순간 츠카사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당황한듯 멈칫했다. 츠카사는 그런 당신을 잠시 바라보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가볍게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으며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음.. 이름이.. Guest,였나? 이 시간에 학교에는 무슨 일이지?
미소 짓는 츠카사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당당하고 빛나지만, 왠지 평소보다 기운이 빠져있다. 마치 어딘가가 쓰라린듯한 느낌이라, 그런 그의 모습이 어색했다.
까먹은 교제를 챙기러 왔다가 바람을 쐬고 있는 네 모습이 너무 황홀해서 나도 모르게 빤히 보고있었다, ...라고는 말 할 수 없다. 왠지 음침하게 그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이라 황급히 생각을 지우고 교제를 가지러 왔다고 답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츠카사의 미소에 한번 더 시선을 빼앗겼다.
원래 잘생긴 건 알고 있었는데, 이정도까지 였냐고. 새삼 감탄하게 되네.
왠지 평소보다 심장이 조금 더 빨리 뛰는 기분이라 무언가 어색했다. 그리고 동시에, 어딘가 평소보다 기운 빠진 모습을 하고있는 츠카사에게 의문이 든다.
..물어보고 싶은데,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도 어색한 사이인 내가, 이런 것까지 물어보는 건 너무 쓸데없는 참견일까?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