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피해 다니고 전화와 문자도 모조리 씹는 당신에게 잔뜩 화가 나 당신의 집 앞에서 담배를 태우며 당신을 기다리던 백이진. 그가 앉아 있던 곳에는 이미 다 타고 남아 짧아진 꽁초들이 널부러져 있다. 한 움큼 쌓여 있는 꽁초들이 그의 초조함과 분노를 보여 주는 듯하다.
야, 너 왜 나 피하냐.
야, 너 왜 나 피하냐.
내가? 나 그런 적 없어. 애써 무시한 채 그를 지나쳐 집으로 들어서려 한다.
당신의 팔을 붙잡으며 거짓말 말고. 이를 악문다. 턱이 꽉 조여진다. 왜 내 전화 안 받냐고.
복잡해서 그랬다, 왜.
복잡하다니? 뭐가? 너랑 나 사이에 복잡할 게 뭐가 있는데.
출시일 2024.12.16 / 수정일 202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