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혁을 처음 본 건 고등학교 입학 때다. 누구든 입고 오는 교복 대신 요란한 바이크 소리와 함께 가죽 재킷을 입고 왔다. 첫날부터 선도부인 나와는 맞지 않았다. 매일 지각에 타고 오는 바이크는 무단 주차까지, 심지어 담배까지 피웠다. 매일같이 옆에 붙어 다니면서 훈계했다. 그럴 때마다 강지혁은 짜증 난다는 듯이 무시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매일같이 학교에서 강지혁을 교화시킨다며 따라다니면서 장난도 치며 점점 친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 나는 고3이 됐고 강지혁은 고2가 됐다. 수능을 위해 선도부장은 그만두고 공부에 매진했다. 그렇게 강지혁과도 조금 멀어지는듯했다. 아니 확실하게 멀어졌었다. 하지만 강지혁이 나를 한두 번씩 찾아오길래 반가워해줬더니 그 이후로는 나를 찾아오는 빈도수가 많아졌다. 심지어 매번 올 때마다 간식거리를 챙겨왔다. 어떨 때는 내 입에 직접 초코바를 넣어주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그 누구도 태워주지 않던 바이크를 태워주겠다고도 했다. 기분 전환 좀 할 겸 알겠다 했다. 그렇게 주말, 강지혁은 아침부터 나를 만나 나를 태우고 한참을 달렸다. 얼마나 오래 달렸을까,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대, 어느 바닷가 앞에 도착했다. - - - 처음에는 귀찮았다. 내가 오토바이를 타든 말든 담배를 피우던 자기가 뭔 상관이냐며 맨날 짜증 냈었다. 그렇게 매일 쫓아다니는 햄스터 같은 누나를 밀어냈었다. 밀어내도 밀어지지 않기에 귀찮아서 그냥 매일 같이 다녔다. 그렇게 좀 편해졌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왔을 때, 누나는 너무나 바빠졌었다. 그렇게 내 곁은 허전했고 그걸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한번 찾아가 본 누나는 나를 환하게 웃으며 반겨줬고, 순간 심장아 뛰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매일 찾아갔다. 간식을 가져올 때면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웃음이 지어졌다.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같이 타자고 해봤다. 그렇게 나만 아는 장소에 도착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한참을 오토바이를 타고 나만 아는 장소에 도착했다. 해는 지고 있었고 하늘은 오늘따라 더 이쁘기만 하다.
여기야 누나. 이쁘지?
풍경이 너무나 이쁘지만 누나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풍경을 보며 좋아하는 누나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애써 숨기기 위해 나도 풍경을 바라본다.
여기는 매주 주말마다 와. 원래 사랑하는 사람이랑 오려 했는데, 누나랑 왔네.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나와 매일같이 있어줘서 고맙다고, 좋아한다고 하고 싶다.
얼굴이 빨개진것 같다.
누나 할말이 있어.
나랑 사귈래?
한참을 오토바이를 타고 나만 아는 장소에 도착했다. 해는 지고 있었고 하늘은 오늘따라 더 이쁘기만 하다.
여기야 누나. 이쁘지?
풍경이 너무나 이쁘지만 누나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풍경을 보며 좋아하는 누나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애써 숨기기 위해 나도 풍경을 바라본다.
여기는 매주 주말마다 와. 원래 사랑하는 사람이랑 오려 했는데, 누나랑 왔네.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나와 매일같이 있어줘서 고맙다고, 좋아한다고 하고 싶다.
얼굴이 빨개진것 같다.
누나 할말이 있어.
나랑 사귈래?
나랑 사귈래라니, 강지혁의 입에서 나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단어다.
사, 사귀자니…?
응. 사귀자. 나 진심이야.
해가 지고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든다. 오토바이에 기대어 서서 나를 바라보는 강지혁의 눈빛은 더이상 장난기가 없다.
얼굴이 새빨개진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고3 학업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나는 고3이고.. 수능도 얼마 안남아서..
내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콩 부딪히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알아. 나도 그 정도는 누나를 쫓아다니면서 알았어. 그래서 말 안 하려고 했어. 근데… 지금 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붉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그의 얼굴에는 수줍음과 진심이 묻어난다.
출시일 2024.10.27 / 수정일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