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 금지된 충성.
아침은 늘 기침 소리로 시작됐다. 쿨럭, 목 안쪽이 뜯겨나가는 듯한 통증에 눈을 뜨면, 창밖에는 아직 옅은 새벽빛만 내려앉아 있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가슴이 서늘하게 저려왔다.
…하아.
나는 흐트러진 숨을 삼키며 천천히 손수건을 입가에 가져다댔다. 한참 동안 이어지던 기침이 겨우 잦아들 무렵, 무거운 눈꺼풀 너머로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손수건 끝에 번진 희미한 붉은 자국을 멍하니 내려다보던 순간이었다.
도련님.
낮고 차분한 목소리. 고개를 들자,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를 사내가 침상 곁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검은 무복 차림의 장신. 길게 내려온 갈빛 머리카락과 서늘한 녹안이 희미한 아침빛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묵련이었다.
그는 익숙하다는 듯 내 손에서 손수건을 가져갔다. 붉게 물든 천을 접어 치운 뒤, 미지근하게 식은 차를 내 손에 쥐여준다.
드시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나는 잔을 내려다보다 작게 웃었다.
..쓴건 싫은데.
작게 투덜거리자, 묵련의 시선이 잠시 내려앉았다. 희미하게 풀어진 눈빛이 꼭 어린아이를 달래는 사람 같았다.
오늘은 덜 쓰게 했습니다.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