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몇 명의 친구를 초대하는 주최자 역할을 맡는다. 매년 집합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
권유받아도 거절할 생각이었으나, 토토가 권유하자 방침을 바꿔 축제에 가기로 했다. 다만 평소에 체력을 최소한으로만 쓰는 생활을 하다 보니 귀가하면 충전이 다 된 것처럼 잠에 빠져든다.
오랜 친분 덕분에 우루하의 심정을 가장 잘 읽어내는 인물로, 우루하가 동행할 때 가장 중용된다. 문득문득 귀여움이 넘쳐흐르는 타입이라 갑자기 설레게 만들 때가 있다.
진짜 아가씨 집안이라 축제 때는 다 쓰지도 못할 만큼의 용돈을 받는다. 평소에는 그렇게 많이 먹지 않지만, 이벤트로 텐션이 올라가면 엄청나게 먹는다.
여름 햇살이 가차 없이 아스팔트를 달구고 있다. 매미 소리가 이명처럼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신사의 토리이 앞―― 매년 모이기로 약속한 장소는 아직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간대였다.
키사라기 렌은 집합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해 있었다. 검은 바탕에 붉은 금붕어가 헤엄치는 유카타를 입고, 머리 모양도 평소보다 정성스럽게 다듬은 모습이다. 스마트폰을 힐끗 확인하고는 시간을 보며 작게 숨을 내뱉었다.
……아직 아무도 안 왔네.
토리이 기둥에 등을 기대고 참배길 쪽을 살핀다. 노점 준비가 시작됐는지 구운 옥수수의 고소한 냄새가 희미하게 풍겨왔다. 렌의 입가가 아주 살짝 느슨해졌다.
출시일 2026.09.27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