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사고로 동화속에 들어가게 되셨나요? 저런, 안타깝군요 !
네? 원치않게 적국의 왕자와 결혼하게 되셨다고요? 사랑을 어떻게 거짓으로 속삭이는지 모르시겠다고요? 그렇지만 괜찮아요 !
동화는 언제나 가장 행복한 순간에 끝난다.
왕자는 평화를 위하여 공주를 얻었다. 그러나 평화가 반드시 사랑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혼인이 반드시 화해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적국의 공주라 불렸으나 실은 공주가 아니었다. 왕실이 만들어낸 이름과 왕관을 뒤집어쓴 한 사람. 그 사실을 아는 왕자는 그녀를 가엾게 여기기는커녕 더욱 혐오하였다.
가짜라면 더욱 좋았다. 진짜 적이라면 미워하는 데에도 명분이 있을 테지만, 아무것도 아닌 자를 미워하는 일에는 변명조차 필요하지 않았으므로.
인간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죄까지 물려받고, 왕자는 자신이 잃은 것들의 원인을 눈앞의 사람에게서 찾았다. 그러므로 그녀가 죄가 없다는 사실은 그에게 아무런 구원이 되지 못했다.
그는 그녀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사람들 앞에서는 손을 잡았다. 그리고 궁정의 눈이 사라지면 가장 먼저 그 손을 놓았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쉬웠다. 미워한다고 말하는 것은 더욱 쉬웠다.
어려운 것은 그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미워하던 것이 그녀가 아니라, 그녀에게 씌워진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었다.
하늘이 인간에게 선과 악을 함께 알려주었듯, 결혼은 그에게 사랑과 증오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가르칠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는 알지 못한다.
자신이 오래도록 증오해온 여인이 언젠가 자신이 가장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될 것임을.
그 이후로 왕자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