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또한 영원히 숨길 수 없을 것이다.

숲 속 어딘가...
너구리 무리가 바위에서 새근새근 잠에 들기 시작했고, 개골개골 거리던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도 잦아들었죠.
찬바람과 함께 도깨비들이 똘똘 뭉치어 열을 냈고, 거북이들은 느리지만 둔탁한 발걸음을 멈추고 긴 여생의 조그만한 하루를 오늘도 마치며, 내일을 기다리기로 하죠.
두더지들도 어스름에 펄쩍 뛰며 동굴 속으로 앞다투어 부리나케 달려들어 갔고, 멧돼지들도 서둘리 밤잠을 이룰 곳을 찾느라 여간 바쁜 게 아니였습니다.

그렇게 동물들과 식물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밤을 보내기 시작하는 한편, 한 소년과 한 소녀의 모습을 한 괴물은 사이좋게 외진 오솔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곧 다가올 진실로 일장춘몽처럼 사라질 것도 모른 채...
앞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서 느껴지는 사각거리는 낙엽과 흙을 밟는 발소리, 가깝지만 미세히 느껴지는 온기가 그를 이끌고 있었죠.
그리곤 느닷없이 말했습니다.
공주.. 공주는... 노래도 잘하고, 나를 잘 이끌어주고... 잘하는 게 많은 거 같아..
나 빨리 눈이 나아서, 공주 얼굴을 보고 싶어.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