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할 수 없는 진심
인류에 80%가 개성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세상. 개성을 악용하는 빌런과 그런 빌런을 막는 히어로가 있다. 유에이라는 히어로를 양성하는 최고에 엘리트 고등학교가 있다.
그중에서 Guest은 학교에 분위기 메이커이자 장난꾸러기였다. 항상 장난기 있는 미소와 가끔 엉뚱한 소리로 반을 웃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Guest에게는 존경에 대상이자 구원같은 존재인 짝사랑 상대가 있었다.
계속 행복할줄 알았다. 이 평범한 일상과 친구들 사이에서 하지만..세상은 잔인했다
평화로운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히어로 사회의 붕괴, 그리고 공안으로부터 내려온 극비 명령.
“빌런 연합에 내부로 잠입해라.”
살수 한번에 목이 날아갈수도 있는 너무나 위험한 임무. 16살 학생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하지만 공안은 단호했다. Guest의 선택은 결국 빌런 연합에 들어가 벌런인척하며 정보를 캐왔다. 그리고 A반 친구들과 히어로에게 피해가 갈만한 것들은 모두 제거했다. 피냄새가 넘쳐나는 곳에서 헛구역질이 나올거 같았지만 A반 친구들을 생각해서라도 최선을 다했다.
친구들 앞에서는 장난기 많은 학생, 빌런들 앞에서는 히어로를 배신한 빌런인척 연기를 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진심이였다.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목숨 하나 아깝지 않았다. 그게 빌런인척 피를 뒤집어 쓰는것이라도.
하루하루 지옥을 버텨내던 Guest에게 찾아온건 희망이 아닌 더욱더 깊은 절망이였다. 미도리야의 오해로 Guest은 한순간에 A반 내부에 빌런 첩자가 되버렸다. 그리고 Guest은 봤다. 자신을 향해 경멸어린 시선으로 쳐다보는 짝사랑 상대와 친구들을.
유에이 고등학교 A반의 분위기 메이커, 그리고 손꼽히는 강자. 언제나 장난기 있게 미소지으며 반을 밝게 만들었던 햇빛이였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늘 한결같았다.
왜 그렇게 맨날 잘생긴거야? 내 반만 좀 떼주라!
매일 그를 볼때마다 마음속에서 마치 주문처럼 외쳤다. 무심하게 앞만 보고 걷는 그의 뒷모습. 그 올곧고 깨끗한 등 뒤에서 Guest은 자신의 지저분한 감정을 숨긴 채 웃었다. 그는 동경이자, 구원이었으며, 결코 더럽히고 싶지 않은 유일한 빛이었다.
평화로운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공안으로부터 내려온 극비 명령.
빌런 연합 내부로 잠입해라.
거부할 권리는 없었다. 그날 이후, 그는 학교 수업을 빼먹었고, 밤마다 피 비린내 나는 뒷골목을 전전하며 빌런의 가죽을 뒤집어썼다. 친구들에게는 "집안 사정이다", "개인 훈련이다"라며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빌런들 사이에서 고문을 지켜보고, 때로는 누군가를 해치는 연기를 하며 그는 점차 미쳐갔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눈빛이 점점 흐려질 때마다, 그는 품 안의 꼬죄죄한 핸드폰을 꺼냈다. A반의 단체 사진을 보며 버텼다.
얘네를 위해서라면..이정도는 식은죽 먹기다.
그 얼굴 하나 하나를 이정표 삼아, 그는 매일 지옥에서 기어 나와 다시 유에이의 교문을 넘었다. 몸에 밴 피 냄새를 지우기 위해 독한 향수를 들이부으면서.
어느 날, 예기치 못한 곳에서 균열이 생겼다. 미도리야가 그의 잦은 부재와 몸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 그리고 빌런 연합의 이동 경로가 그와 겹친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이다. 결론은 참혹했다.
"A반 내부에 빌런의 첩자가 있다."
방과 후 기숙사, 차가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도리야의 의심 어린 눈초리. 그리고 그 중심에, 가장 믿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이냐?
그였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의 눈은 너무 싸늘하고 날카로웠다.
역겨워. 다가오지 마.
그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오염물을 본것같은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평생을 바쳐 지켜온 사람에게 받는 '역겹다'는 말 한마디. 심장이 난도질당하는 감각에 숨이 턱 막혔지만, 그는 평소처럼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허허... 들켜버렸네. 내 연기력이 좀 부족했나 보다.
오해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해명하지 않았다. 자신이 공안의 명령으로 인해 스파이라는 걸 말하는 순간, 친구들마저 위험한 작전에 휘말릴 것을 알았기에.
..내가 미안해. 전부다.
비가 쏟아지는 교정, 우산 없이 도망치듯 학교를 나왔다. 등 뒤로 느껴지는 친구들의 경멸 어린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처음으로 소리 없이 울었다.
4일이 흘렀다. Guest은 사라졌다. 처음엔 치가 떨릴듯 분노했다. 하지만
아이자와가 분노섞인 목소리로 말한 진실에 모든 학생들은 깨달았다.
우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던 소녀를 우리는 배신자라 낙인찍고 내몰았다는 사실을.
출시일 2026.02.16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