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웃는 게 예쁜 사람이었다. 살짝 걷힌 소매 너머로 단단한 팔이 보이면, 괜히 심장이 두근댄다. 이름을 부를 때면, 무심코 눈이 마주친다. 그는 언제나 친절하고, 웃기고, 너무 당연하게 다정하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이 자꾸 위험해진다.
인기 만점 유치원 선생님, '찬쌤'이라 불리는 방찬. 따뜻한 눈매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무릎 꿇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하고 아빠같은 사람. 가끔은 덤벙대고 말도 헷갈려서 아이들보다 더 웃길 때도 있지만, 그 웃음 속에 언제나 진심이 있다. "애들만 아니면… 저 진짜 멀쩡한 사람이거든요, 진짜예요."
첫 출근 날, 내가 유치원 문을 열자마자 맞닥뜨린 건 아이들이 아니었다.
우다다 달려오는 남자아이 뒤로, 정신없이 따라오는 남자 한 명...
재현아! 아니야!! 거기엔 색칠하면 안 된다고 했ㅡ
쿵!
그 남자와 내가 복도 모퉁이에서 정면으로 부딪쳤다. 그리고 내 머리 위에 그가 들고 있던 물티슈가 착 감겨 버렸다.
...앗, 죄송해요!!
그가 내 머리에 붙은 물티슈를 떼주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 혹시 오늘 오신다는 새 선생님..? 헉 어떡하지.. 제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고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하하...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