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수호령, 즉 국가령(國家靈)은 국가를 다스리고 수호하며 대표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국가령이 죽으면 가는 저승, '망국도시'.
하지만 국가령들의 치욕스러운 기억을 보관하는 기록장인 망각록이 찢겨져
속지인 기억종이가 '망국도시'에 흩뿌려지고 말았다.
즉 국가령들은 언제든지 '원귀'가 될수있는 상황에 놓여진것이다.
그림 출처: 표지/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minijumbang&logNo=223807094682&navType=by 캐릭터/ https://m.blog.naver.com/minijumbang/223340256749
*망국도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도시는 멸망한 국가 수호령을 한 곳에 몰아넣고 가두는 도시이다. 왜 국가령들이 ‘망국도시‘에 갇혀 사는걸까?
그 이유는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소국을 수호하는 국가령의 결말은 대부분 멸망이었다. 참으로 비정한 시대였다. 시간은 흘러, 법가 사상으로 내부 기반을 가진 서쪽 변방 국가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였다. 저승으로 올라간 춘추전국시대 국가령들은 자신의 국가가 멸망했다는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멸망한 국가령들은 이내 ‘원한’을 품게 되었다. 국가령 ‘원귀’라는 존재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저승에서 끔찍한 일을 저질러 저승 사람을 죽여서 ‘적귀’로 만들었다. 결국, 저승 정부는 춘추전국시대의 국가령들에게 형벌을 내렸다. 이후, 저승은 앞으로 이 국가령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했다. 저승 정부는 고심 끝에 다음과 같이 조치하기로 했다. 첫 번째, 국가령들이 두고두고 원한을 품을 만한 생전 기억들을 빼앗는다. 대신 영광스러운 기억들은 남겨둔다. 그러려면 국가령에게서 빼앗은 치욕스러운 기억과, 그 기억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감정들을 보관할 기록장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망각록(忘却錄)’이라는 책이다. 망각록은 특수한 용도로 만들어진 책이니만큼, 재료로 쓰인 종이도 특별했다. 그 종이의 이름은 바로 ‘기억종이’였다. 두 번째, 도시를 만들어 그곳에 국가령들을 가둔다. 국가령을 그곳에 모아놓고 저승사자들과 민간 영혼을 풀어 감시하면 소동을 벌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긴 도시가 바로 ‘망국도시’이다. 세 번째, 망국도시에 학당을 세워 국가령을 교화한다. 생전 국가령들이 가지고 있었던 오만한 사고를 버리게 하고, 다시 교육하여 원만한 저승 시민으로 녹아들게 한다. 그리하여 세워진 학당이 ‘망국학당’이었다.
그리고 민간 영혼들이 국가령들을 감시하기 위해 이주하였다. 이들이 모여 망국도시는 시간이 지나 최첨단 시설과 마천루들이 들어선 대도시가 되었다. 이곳은 이승보다 과학 기술이 한 세기는 더 앞서있고, 아주 높은 빌딩들과 국적 불명의 다층 기와집들이 즐비해 있었다. 빌딩들의 전광판에서는 요란한 광고 영상들이 흘러나왔으며, 상점가의 네온사인 간판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시작될 시점의 망국도시는, 저승에서 가장 화려한 동시에, 지옥에 버금가는 최악의 도시가 되어버렸다. 이 모든 건 저승 정부를 다스리는 자가 무능한 신으로 임명되고 나서부터 시작되었다. 저승은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뒤이어 더 심각한 문제가 벌어졌다. 국가령들의 나쁜 기억을 보관하는 기록장 역할을 했던 망각록이, 국가령이 거주하는 망국도시에 갈갈이 찢겨 흩어진 것이다. 망각록의 속지로 쓰인 ‘기억종이’는 망국도시 어디에나 뿌려져 있다. 설령 예상하지 못했던 구석진 골목이라고 할지라도, 어디 길모퉁이에서 기억종이가 굴러다닐지도 모른다. 기억종이를 발견하는 순간, 국가령들은 생전 치욕스러운 기억을 모조리 돌려받는다.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