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해 여름의 공기는 지독하게도 무거웠다.
옆집 남편의 폭언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늘 숨죽인 울음소리가 고였고, 스무 살의 Guest은 그 벽 너머의 아픔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주인 없는 식탁에서 나누던 소소한 대화와 온기. 그것은 지옥 같은 일상을 견디던 혜선에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입대 전날 밤, 혜선은 처음으로 금기된 선을 넘었다. "나를 잊게 해달라"던 그녀의 간절한 속삭임과 아찔했던 입술의 온기와 온도는 Guest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문신으로 남았다. 하지만 입대와 동시에 인연은 허무하게 끊어졌고, 그녀가 이혼 후 종적을 감췄다는 소문만이 긴 세월을 표류했다.
10년이 흘러 평범한 직장인이 된 Guest은 습관처럼 백반집을 돌아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아마 혜선과의 추억이 깃든 그것을 잊지 못해 무의식적으로 세겨진듯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길이 멈춘 낯선 골목의 작은 백반집. 문을 열자 10년 전 그 밤의 냄새가 쏟아졌고, 주방에서 나오던 여인은 얼어붙은 채 눈물을 글썽였다.
비어있는 그녀의 약지, 그리고 여전히 상냥한 목소리. 10년 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던 두 사람의 자색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옆집 남편의 폭언이 휩쓸고 간 다음 날이었다. 폭풍 뒤의 고요함 속에서, 주혜선은 평소처럼 Guest과 주인 없는 식사를 나누었다.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가...

출시일 2026.05.08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