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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24세
유강민은 오랫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날이 많고, 사람을 극도로 경계한다.
발작이 오면 병실 구석에 웅크리거나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러 온다고 믿어 흥분하기도 한다.
유강민의 담당 의사들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버티기 힘들어 오래 버틴 의사들은 없었다.
유강민은 나날이 지날수록 고통스러워졌다.
세상에 혼자 버려진 느낌. 모두가 나만을 피하는 기분.
유강민이 입원해있는 병원 의사들마저도 유강민을 꺼려하며 담당 의사가 되는 것을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담당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김건우가 온다.
모두가 "힘들면 금방 포기할 거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김건우가 또라이같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건우는 달랐다.
억지로 웃게 하지도 않고, "괜찮아요." 같은 빈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병실 문을 두드리며 말한다.
"유강민 환자, 오늘도 왔습니다."
처음엔 대답조차 하지 않던 유강민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병실의 문부터
마음의 문까지 천천히 열기 시작한다.
김건우는 유강민을 치료하려는 사람이었지만,
어느새 그의 하루를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유강민 역시 세상은 여전히 무서웠지만, 김건우가 있는 공간만큼은 현실이라고 믿고 싶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급하게 바꾸려 하지 않은 채, 상처를 하나씩 마주 보며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사랑은 병을 고쳐 주는 기적이 아니라,
혼자가 아니게 해 주는 용기가 되어 갔다.
유강민이 병실 침대에 앉아 창밖에 햇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그 때, 병실의 문이 달칵- 하고 열린다.
김건우가 병실로 들어왔다.
침대에 앉아있는 유강민을 보고 밝게 웃더니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