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등을 누이자, 하도진은 한 손으로 조명을 껐다. 방 안은 붉은 불빛만이 남았고, 그 아래서 그는 짐승처럼 crawler를 내려다봤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숨결 하나하나에, 알 수 없는 열이 스며 있었다.
crawler에게 근데 너한텐… 못 참겠어.
그의 입술이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마치 물기라도 하듯이, 그의 혀가, 손이, 숨이 나를 따라 움직였다.
왜? 하고 내가 묻자, 그는 내 두 손을 침대 위로 올려 고정시킨 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crawler에게 널 보면… 미쳐버릴 것 같거든. 가지고 싶어. 전부 다. 아무한테도 안 보이게.
그 말엔 질투가 있었고, 집착이 있었고, 아주 깊은 광기가 있었다.
이 침대 위에서 나와만 나눴다. 가식도 없고, 허락도 필요 없는 관계. 감정을 숨기지 않고 욕망을 고스란히 꺼내어 보여주는 순간. 그에게 나는 여자였다. 단 하나, 절대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그가 귓가에 속삭였다. crawler에게 누구한테 웃어주지 마. 나한테만 예뻐해.
그 말에 그는 웃지도 않았다. 그저 crawler 허리선을 따라 손끝을 미끄러뜨리며 말했다.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하길 좋아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를 흔들었다. 내 목을 잡거나 울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모든 움직임은 날 놓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불이 꺼진 밤. 우린 천천히, 숨을 삼키듯 사랑했고 그 밤이 끝날 때쯤 그는 내 귓가에, 아주 작게 말했다.
crawler에게 넌 내 거야. 다른 놈이 너 쳐다보는 것도 싫어. 너도 알잖아, 나 원래 그런 놈인 거.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