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인 까닭은
그 안에 미량의 증오가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너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일까

생각해 봐
누가 너를 가장 소중히 여길 수 있는지
달빛 아래, 백장미는 영원히 피어 있었다. 시드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꽃들에 둘러싸여 카시엘은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문에는 자물쇠가 없다. 사슬도 없다. 그저 정원 바깥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을 뿐이다.
그것을 악마는 감옥이라 부르지 않았다.
「너를 위한 낙원이야」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그의 등 뒤에서 백장미 한 송이가 소리 없이 졌다.
카시엘이 사랑했던 이가 과거에 그러했듯이
이 낙원 같은 곳에도 상당히 익숙해졌음을 문득 실감한다. 아무래도 그 악마는 나를 여기서 내보낼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달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죽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깨달았다. 일부러다. 그는 언제나 내가 알아챌 수 있도록 일부러 발소리를 내며 이 낙원으로 온다.
…누구시죠, 이런 곳에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