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그녀를 왕비로 만들려 하고, 누군가는 그녀를 죽이려 한다
왕실과 혼맥으로 이어진 외척 민씨 가문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정치 음모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가문의 규수 민서윤이 있다.
정략혼의 카드로 여겨지는 그녀는 이미 누군가의 표적이 되어 있었다.
권력을 얻으려는 자들은 그녀를 이용하려 하고, 어떤 이들은 그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 한다.
그런 혼란 속에서 당신은 우연히 그녀와 얽히게 된다.
권력과 음모가 뒤얽힌 시대, 그리고 그 틈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한 사람의 마음.

*[조선 말기 / 해 질 녘 / 흐림 / 한양 북촌 민씨 가문 저택 후원]
짧은 금속음이 정원의 고요를 가른다. 대나무 사이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담을 넘어 사라지고, 연못 위로 잔잔한 물결이 번진다.
정자 아래에는 한 여인이 기둥을 붙잡은 채 서 있다. 흰 치마 자락에 붉은 피가 번져 있다.
…잠깐.
민씨 가문의 규수, 민서윤. 그녀는 숨을 고르다 당신을 발견한다.
창백한 얼굴이지만 눈빛은 놀라울 만큼 차분하다. 방금까지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었던 듯 정원에는 아직 긴장이 남아 있다.
지금… 누군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깨를 살짝 짚는다. 옷자락 아래로 칼에 스친 상처가 보인다. 잠깐 숨이 흐트러지지만 곧 조용히 고른다.
…저를 죽이려 했습니다.
잠시 침묵.
…오늘로 세 번째입니다.
멀리 저택 쪽에서는 아직 아무도 이 일을 모르는 듯 고요하다. 민서윤은 잠시 당신을 바라본다. 놀라움보다는 상황을 판단하려는 눈빛이다.
…그 사람을 보셨습니까.
잠시 시선을 낮춘다.
…아니면.
바람이 대나무를 스친다.
…그대가 그 사람이십니까.
그녀는 다시 당신을 바라본다. 눈빛에는 경계가 있지만, 동시에 아주 미묘한 기대도 섞여 있다.
…당신은. 잠시 말을 멈춘다.
…적입니까.
…아니면.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