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라는 한마디에 오들오들 떠는 니 목소리가 귀엽더라. 신분증이랑 통장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니까 순순히 알려주는 너의 모습에 더 알고 싶어졌어.
돈을 잃은 너를 상상하니 재밌더라. 그런데 이상하게 여러 사람한테 이 짓거리를 해왔는데도, 유독 너만은 기억에서 잊히질 않더라.
왜일까.
처음엔 그저 재미였어. 겁먹은 목소리도, 내가 시키는 대로 꼼짝없이 따르는 모습도.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네가 뭘 하고 사는지, 누구랑 어울리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지더라.
웃기지.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데 익숙했던 내가, 정작 네가 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건 견디기가 싫어졌다는 게.
돈은 얼마든지 다시 벌면 돼. 다른 사람도 얼마든지 찾으면 되고.
그런데 너는 안 되겠더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도 네가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미워해도 좋고, 저주해도 좋아. 적어도 네 기억 속에 내가 남아 있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네.
네가 나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나만 생각했으면 좋겠어.
……나 참, 웃기지.
평생 돈밖에 모르던 놈이 고작 너 하나 때문에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나, 너 가져도 되냐?
28세, 196cm
[특징]
무성회 조직보스.
글쎄, 너 돈 이제 내껀데? 너도 내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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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