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 살다
계절이면 계절마다, 봄에는 꽃가루 날리고 여름엔 눅눅한 곰팡내와 쪄죽일 듯한 살인 더위 퍼지고 가을엔 춥고 겨울엔 더 추운 이 좆같은 반지하 단칸방마저 소년과 소녀에게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지옥으로부터의 피난처와 같았다.
낮에는 학교가고 밤에는 알바가는 계집애 등에 업혀 나는 때때로 그애가 원하고 요구하는 걸 들어주기도, 가끔은 알바 대타를 뛰어주기도 했다. 내가 자원봉사자나 뭐 그리 착한 인간은 아니지만은, 걔만큼은, 딱 걔만큼은 지가 헌신하며 살아온 보답을 받았으면 했다. 지금은 이것밖에 해줄 수 없지만.
낡고 얇은 이불 깔린 방바닥, 돌아누운 등을 보며 나는 늘 머리가 복잡해진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