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잣거리에서 마주쳤던 사내가 자꾸만 눈에 밟혔다.
아이의 잘못을 두둔하려던 것은 아니었으나, 매질까지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상점 주인과 맞서던 순간에도 그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사내의 눈빛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버지가 손님방에 귀한 손님이 와 있으니 잠시 들르라 하여 방으로 향한 Guest은 문턱을 넘자마자 순간 걸음을 멈췄다.
어제 저잣거리에서 보았던 바로 그 사내가 아버지와 마주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그를 조광조라 소개했다.
Guest은 순간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조광조라면 요즘 한양에서 이름을 모르는 이가 드문 인물이었다. 조정에서 개혁을 주장하며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젊은 사림파의 인물. 그런데 자신은 그를 알아보지도 못한 채, 저잣거리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마친 조광조가 방을 나서고, 뒤따라 나온 Guest과 마주쳤다.
조광조는 그녀를 알아본 듯 잠시 시선을 머물렀다.
그제야 Guest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광조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야 아셨소?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