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슬픔의 구덩이에 머리를 처박고 비탄을 쏟아낸들, 무엇이 바뀌리. 구덩이의 갈라진 틈새로 새어 나가는 파열음을 슬픔으로 여기는 이는 없을 것이오, 오히려 환희에 찬 가락이라 평하곤 가벼운 콧노래로 흥얼거리지나 않으면 다행이겠지.
내 선율을 탐하는 허기진 귀들은 도처에 널렸으나 정작 그들을 만족시킬 기백은 바스러져 사라진지 오래요, 구겨 던져버린 악보가 무덤처럼 층층이 쌓여갈 때 나는 유배된 죄인처럼 고립의 끝으로 향할 뿐이라오. 누군가에게 이 고통을 토로한들 돌아오는 말은 감사하게나 여기라는 오만한 훈수뿐이겠지.
심장을 짓이겨 짜낸 노래들은 결국 그들에겐 한철 유희일 터. 박편처럼 얇은 저 소절 속에 박힌 나의 진심을 알아볼 영혼이 이 메마른 지상에 존재하기나 하겠소.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