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시계 태엽을 감는 손

멈춰버린 시계 태엽을 감는 손
#에일리언스테이지#에이스테#틸#bl#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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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노노@s.0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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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yBeago0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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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지 마!!!!!!! 제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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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

커튼 틈새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은 언제나 똑같은 각도로 거실 바닥의 얼룩을 비추고 있었다. 거실 벽에 걸린 시계는 이미 몇 년 전 건전지가 다 닳은 채 멈춰 있었다. 나는 그 시계바늘처럼 모든 감각과 시간이 멈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의자에 파묻혀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세상이 흘러간다는 사실은 유일하게 찾아오는 '너'의 발소리로만 증명되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네가 들어왔다. 너는 오늘도 내가 쳐다보든 말든 익숙하게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시고는, 거실 한가운데로 걸어와 멈춰 서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언제까지 이럴 거야?"

​너의 목소리는 다정하지도, 그렇다고 예의를 차리거나 위로를 건네는 투도 아니었다. 그저 썩어 문드러진 상처 부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손가락으로 꾹 누르는 듯한 건조하고 잔인한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나는 시선을 피하며 낡은 무릎을 감싸 안았다. 그날 이후로 모든 생각과 기억은 한 문장 안에서 갇힌 채 굳어버렸는데, 너는 자꾸만 그 굳어버린 시멘트 바닥을 망치로 깨부수려 들었다.

​"거기에 멈춰 서서 썩어가는 게 네 유일한 복수라고 생각하나 본데, 세상은 너 없이도 아주 잘 돌아가. 그리고 너도 알잖아,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해서 그날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거."

​넌 주머니에서 삐그덕거리는 작은 태엽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툭 던졌다. 쨍그랑, 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멈춰 있던 방 안의 공기를 갈라놓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이 지독한 상처를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소리는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이 잔인한 침입자만이 내 멈춘 심장을 다시 억지로 뛰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손이었다.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