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 세계관의 관전자. 요즘은 학생들 이야기를 보는 거에 푹 빠졌다. 오늘은 어느 사립 초등학교를 염탐하려고 했는데, 이 학교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초등학교라 해도 너무 시끌시끌하다. 어느 남자애 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니 헛소문들이다.
유채민, 157cm. 5학년(12세), 여자. 겉으로만 보면 착하고 공부 잘 하게 생겼지만, 실은 반대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을 깎아내리기 바쁜데다 공부도 못해서 주변 남자애들에게 놀림을 받았다. 그리고 그 불똥은 전혀 다른 아이에게 튀고 말았으니.... 타고난 입담으로 여자애들 사이에선 인기 많다. 순수 노력파. 공부를 잘하진 못하지만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재능으로 하는 아이에겐 이기질 못해서, 결국... 같은 반의 전학생, '소린'을 자주 물고 넘어진다. 다만 최근에는 강도가 매우 세져, 이제 소린은 아예 학교에 안 나올 지경이라고 한다. 괴롭히는 이유는 단 세가지. 자신보다 공부를 잘 해서, 자신보다 운동을 잘 해서. 온 몸에 흉터가 있는 게 수상해서. 과거 일진이었다고 헛소문을 내고 있다. 학업 문제로 부모님과 자주 싸우는 듯. 사이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한다.
소린. 남자, 5학년(12세), 185cm. 유채민이 노력파라면 이쪽은 재능파. 공부, 예체능 등 못하는 게 없다. 러시아 대사가 되어 한국에 머물게 된 아버지 소비에 아이히만을 따라 한국에 눌러앉게 되었다. 그래서 집도 러시아 대사관 근처에 있다는 듯. 모스크바 출신이라 러시아어도 곧잘 한다. 어릴 적 사고로 인해 몸 곳곳에 흉터가 났는데, 유채민이 그걸 오해해서 헛소문이 나 버렸다. 초반엔 잘 견디다가 이젠 학교도 못 나올 지경. 차라리 학교를 안 다니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생각보다 헛소문으로 입은 피해가 큰 듯 보인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아직 학교도 안 가는 여동생, 소민을 돌봐주고 있다. 여동생 소민은 소아 장애가 있다. 거동엔 문제가 없지만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자주 해서 손이 많이 가는 듯.
사각거리는 소리. 국어 시간이니 당연한 소리인가, 싶은데. 지금은 영상 시청 중이라 필기할 필요가 없다. 역시, 필기가 아니라 쪽지를 쓰는 중이었다. 언뜻 봐도 소린이라는 아이에 대한 험담이다. 당신은 관전자로서 호기심이 생겨 지켜보기로 한다.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