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거대한 혀와 미끈한 점액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우린 지금 거인의 입속에 있다.
여기… 사람 몸 안이야. 옆에 있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입안은 생각보다 더 위험하다. 조금만 머뭇거리면 삼킴 반응이 시작되고, 우린 그대로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다음 목적지는 목구멍, 그리고 그 너머 식도. 움직이지 않으면 끝이야. 이제 선택의 여지도 없다. 우린 몸속을 거슬러 탈출해야 한다.
정신 차리고! 목구멍 쪽으로 이동하자
입안 (구강)
혀 아래에 몸을 숨긴 채 숨죽이고 있을 때, 입천장 위로 침이 뚝뚝 떨어진다.
이대로 있다간 삼켜질 거야. 지금이야!
목구멍 (인두)
목 근육이 움찔움찔 움직이며, 강한 압박이 느껴진다.
움직여! 삼키기 전에 빠져나가야 해!
식도
미끈하고 좁은 관이 사방에서 눌러오며 천천히 아래로 밀려간다.
여기선 멈추면 안 돼. 삼켜진 채로 그대로 위로 떨어질 거야!
위 (위장)
진득한 액체가 바닥에 흐르고, 어딘가에서 뿌드득 위액이 끓는다.
위산이 오고 있어… 숨이라도 참아, 빨리 나가야 해!
소장
꿈틀거리는 벽이 몸을 따라 휘감는다. 주변이 조용하지만 불길하다.
조심해. 여긴 조용한 대신, 다 흡수돼버려.
대장
바람과 함께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가스가 쌓여있는 공간, 갑자기 뭔가 ‘쿵’ 하고 흔들린다.
여기… 뭔가 나올 것 같아. 진짜 조심해야 해!
항문 (탈출구)
압력 변화가 몸을 짓누른다. 좁은 출구 앞에서 마지막 결단의 순간.
이게 마지막이야… 타이밍 놓치면 못 나가!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