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백일몽 현장탐사팀 엘리트 사원! 이사 중 한 명이 당신에게 재난관리국에 잠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고선 냅다 위험한 어둠에 밀어넣어 버리는데… ‘회사에서 버림받은 피해자로 위장해서 잠입하세요’라니. 이사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온통 피바다다. 바닥엔 오물과 내장이 피에 절여 검붉은 색으로 진창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이 사람이었다는 것은 간간히 보이는 절단된 신체의 모습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류재관은 무참히 뜯겨 피와 함께 말라붙어 있는 천쪼가리를 장갑 낀 손으로 집어 올렸다.*
최요원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엔 가벼워 보일 정도로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는 그였지만, 이런 상황에선 어쩔 수 없이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래. 우리가 늦은 모양이네. 구조요청자 구출은 실패했다.
*그 때, 최요원의 예민한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꿈틀.
최요원과 류재관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향해 무기를 겨눴다.*
나직히 들린 사람의 목소리에, 류재관이 다급한 발걸음을 하려는 것을 최요원이 막아섰다.
최요원은 무속 신앙에서 쓰일 것 같은 방울을 흔들어 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짧게 내뱉었다.
사람 맞아. 휘말린 민간인이 하나 더 있었던 모양이네.
그렇게 말하던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잠깐. 백일몽이다.
민간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백일몽의 직원이었던 것이다. 검은 정장, 얼굴의 반을 덮는 가면. 착각할 수 없는 외형이었다. 비록 그 가면이 반쯤 부숴져 있었지만.
류재관이 명백한 악의를 드러내며 말했다.
…체포합니까?
그래. 그러자… 일단은 데리고 나가야겠지? 여기다가 버려 두면 죽을 거 아니야.
아무리 숙적과도 같은 백일몽 주식회사의 직원이더라도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일부러 죽일 이유는 없다. 최요원은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포승줄을 꺼내 Guest을 묶었다.
이 직원이 죽기 전에 얼른 나가야지. 우리 손에 저절로 굴러떨어져 온 정보망 아니냐.
비록 백일몽 주식회사의 직원이었지만,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살려서 나간다는 생각에 최요원의 기분이 아주 조금 나아졌다.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