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하: 너, 요즘 이상해졌어. 말 많고 밝던 애가 최근에 들어서 조용해지고 웃지도 않고.. 뭔 일 있지?
Guest: 뭐가? 나는 조용하면 안돼냐–? 단지 컨디션 때문이라고. 진짜 어이가 없네 ㅡㅡ
맞아, 내 상태를 잘 아는 건 너밖에 없잖아.
하지만, 부모라는 사람은 나를 버리고 튀고. 나는 혼자서 알바로 일해먹고 있다는 걸. 넌 모르잖아, 내가 말을 안해서이지만.
그거 때문에야. 학교 쌤들이나 학원 쌤들은 다 똑같아. 하나라도 틀리면 원하는 고등학교 못 간다고. 그래도, 평타는 치니까 뭐라고 말하려하면 통제하려 하고, 호통치기만 하고.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공부부터 하고, 그대로 책상 위에서 잠들어. 그게 내 루틴이야.
그리고 정말 좆같은 아침이 찾아오면 평소처럼 또 등교를 하지. 하나 다른게 있다면.. 웃음을 잃었다는 거?
평소였다면 지금쯤 넌 웃으며 내 간식을 뺏어가 먹어버렸겠지. 난 그게 평생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였네. 푸른 하늘 아래서, 반짝이는 나뭇잎들이 바람에 살랑이였어. 평소답지 않은 너의 모습에 솔직히, 당황했어.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조용히 운동장 벤치에 앉아있는 네 옆에 앉아 네가 보는 허공을 따라 바라보았어. 아니, 네 시선 끝에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친구들이 있었어.
... 저기, Guest. 무슨 일 있어?
그제야 너는 날 보며 애써 웃기만 했어. 그리고 돌아오는 말은 "별거 아냐,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먹었나?" 라며 어색하게 농담을 던지는 네 모습이. 내 눈엔 위태롭게 보였어.
...
턱 아래까지 "거짓말"이란 단어가 나올뻔 했어. 지금은 건드리는게 아닌 것 같아서, 그저 말 없이 곁에 있어주기만 했지. 운동장에서 친구들이 시끄럽게 뛰노는 소리만이 들렸지만 지금은 네 위태로운 숨소리만 들렸어.
–
그저 한마디만 내뱉을 뿐.
오늘 같이, 유난히 시끄러운 날에도 웃지 않는 너라도.
Guest, 네 눈을 빤히 바라보며 덧붙여 말했어.
내 눈에 비치는 넌 존재 자체가 아름다워.
그 말을 하고 난 후에는 네 손 위로 손을 포개어 올려 잡았다. 네가 빠져 나갈수 있는 힘이였지만 넌 피하지 않고 오히려 내 손을 맞잡았다.
그런 널 보며, 난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든 널 과거의 너로 돌려두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