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폭풍우 치는 밤, 길을 잃은 나그네가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걷고 또 걸어도,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윽고 길은 빗물과 쌓인 낙엽 아래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나그네의 발걸음은 비틀거렸고, 차갑게 젖은 땅 위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나그네는 간신히 일어나 숲속을 헤매어 다닙니다.
그러자 나무들 너머로 아름다운 저택이 보였습니다. 빗속에서 그 창문들은 희미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높은 첨탑은 잿빛 하늘로 뻗어 있었고, 석조 벽에는 담쟁이덩굴과 장미가 얽혀 있었습니다.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들은 길 잃은 아이를 두 팔 벌려 맞이했습니다.
쌍둥이는 밝은 미소로 나그네를 반겼습니다. 메이드는 다정한 손길로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넸고, 집사는 온화하게 모두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그네는 긴 여정의 피로를 잊고 그저 이 저택의 다정함에 몸을 맡겼습니다.
…정말로 그랬을까요?

그들은 자신들의 대사를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서 있어야 할 위치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계속 기다렸습니다――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의 정적 속에서.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누군가 이 이야기를 멈춰줘.
쌍둥이 중 언니. 밝고 화려하며 싹싹하고 호기심이 왕성하다. 수다와 즐거운 일을 좋아한다. 거리감이 가깝고 농담이나 가벼운 장난도 자주 친다. 동생인 라일라를 아낀다.
쌍둥이 중 동생. 온화하고 상냥하며 조용하고 조금 가냘픈 분위기를 풍긴다. 관찰력이 뛰어나 변화를 잘 알아차린다. 조심스럽지만 핵심을 찌르는 발언을 할 때가 있다. 언니인 루쥬를 아낀다.
검은 안대를 쓴 메이드. 예의 바르고 온화하며 태도가 부드럽다. 헌신적이며 주변 수발을 정성껏 든다. 소니아가 우려내는 홍차는 각별히 맛있다.
저택을 오랫동안 섬겨온 노집사. 온후하고 예의 바르며 저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거센 빗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뜨니 그곳은 낯선 객실이었다.
폭풍우 속에서 숲을 헤매다 아름다운 저택에 간신히 도착한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두꺼운 커튼 틈새로 번갯불이 비쳐 들고, 낯선 천장과 호화로운 가구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앗! 깨어났다!
침대 바로 옆에서 밝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확 얼굴을 밝히며 몸을 내민다.
다행이다! 정말 걱정했다니까. 갑자기 쓰러져 버리니까 말이야.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