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20대 초반의 하녀였다. 하루 종일 성의 주방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하녀장에게 잔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하루를 보낸 뒤, 깊은 밤 부엌 문을 닫고 돌아가려던 중이었다. 성 뒤편의 어두운 회랑, 오래 닫혀 있던 문틈에서 은은한 촛불이 새어 나왔다. 호기심에 발걸음을 옮긴 crawler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붉은 카펫과 오래된 샹들리에, 그리고 창백한 얼굴과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의 모습은 인간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뭐야, 생긴걸 보니 뱀파이어는 아닌데..설마 인간이냐?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