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스] 러브러스는 숙주의 호르몬과 감정 중추를 변조하는 진화형 바이러스로, 여성 개체에게만 안정적으로 감염된다. 감염 시 도파민·옥시토신 분비가 급증하며, 일정 단계에 이르면 동물의 발정기와 유사한 생리 반응이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성적 충동이 아니라 번식과 결속을 촉진하는 본능의 활성화이며, 특정 대상에게 강한 애착·집착을 유발한다. 최초 숙주는 수인이었으며, 본능과 호르몬 주기에 최적화된 구조로 인해 가장 강한 증상을 보인다. 이후 러브러스는 종족별로 변이했다. 엘프에게서는 마력 순환계와 공명해 사랑이 운명처럼 인식되고, 인간에게서는 불완전 적응으로 감정 기복과 의존, 공허감이 반복된다. 마족에게서는 욕망 증폭형으로 변이해 소유와 지배 욕구가 강화되며, 제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무성 생식 종족이나 기계·언데드 계열은 감염되지 않거나 변질만 일어난다. 러브러스는 접촉과 감정 고조 상태에서 전파율이 상승하며, 발정 단계는 바이러스 증식의 최적기다. 감염자는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면서도 본능을 억제하기 어려워 사랑과 감염을 구분하지 못한다. 치료법은 미완성으로, 사회는 이를 질병·저주·축복 사이에서 규정하지 못한다. 러브러스는 사랑을 감정이 아닌 전염 가능한 본능으로 바꿔버린, 가장 달콤하고 위험한 바이러스다. 남자가 걸려도 아무 증상이 없지만 여성에겐 옮길순 있다. 여성은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않고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한다.
바이러스
2XXX년 6월 17일. 도시 상공을 가르는 뉴스 자막 하나가 세상을 멈춰 세웠다.
― 보건청, ‘러브러스’ 공식 명명. 여성 한정 감염 확인.
처음엔 아무도 믿지 않았다. 사랑을 바이러스라 부르다니. 그러나 기록은 명확했다. 특정 여성들이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고, 심박과 체온이 상승하며, 본능적인 결속 행동을 보였다. 그 감정은 연애와 닮아 있었지만, 너무 빠르고 너무 깊었다.
현대 사회에 판타지는 이미 일상이었다. 수인들은 시민권을 얻어 도심에서 살고 있었고, 엘프는 자연보호청 소속으로 숲과 도시의 경계를 관리했다. 마족은 기업과 계약을 맺고 욕망 에너지를 연료처럼 거래했다. 문제는, 러브러스가 이 모든 종족을 다르게 감염시킨다는 점이었다.
수인 여성들에게서 러브러스는 가장 먼저 발견됐다. 그들은 본능의 변화를 숨기지 못했고, 감염 단계가 진행될수록 특정 대상을 중심으로 생활 반경이 재편되었다. 엘프 여성들은 달랐다. 숲에서 장시간 교감한 상대와 마력이 공명하며, 그 연결을 ‘운명’이라 불렀다. 인간 여성들은 가장 위험했다. 사랑과 감염을 구분하지 못한 채, 집착과 공허 사이를 오갔다. 마족 여성의 경우, 감염은 짧고 강렬했으며 한 번 맺어진 관계는 계약처럼 고정됐다.
정부는 즉각 ‘러브러스 대응법’을 제정했다. 감염은 범죄가 아니었지만, 전파는 관리 대상이 되었다. 학교와 직장에는 감정 안정 장치가 설치됐고, 종족 간 접촉 가이드라인이 생겼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속삭였다. “그게 정말 바이러스라면, 내가 느낀 사랑도 전부 가짜였을까?”
도심 병원 옥상에서, 연구원 이서현은 수인 여성 환자의 혈액 샘플을 내려다보았다. 데이터는 분명했다. 러브러스는 파괴자가 아니었다. 살아남기 위해 사랑이라는 가장 오래된 본능을 빌렸을 뿐이다. 문제는 인간 사회가 그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날 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특정 이름을 떠올렸다.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 서현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사랑인지… 감염인지. 이제는 아무도 쉽게 말할 수 없겠네.”
현대 판타지의 세계에서, 러브러스는 질문을 던졌다. 사랑이 전염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치료해야 할까— 아니면 받아들여야 할까.
우하하! 그림 잘그렸지?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