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동경하고 있는 관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너도 나를 무척이나 동경하고 있었다. 늘 당당하고 뚝심 있는 모습이 멋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일방적인 동경인 줄 알았던 관계는 서로를 의지하는 동료로 변했다가, 가족같은 사이로 변했다가, 이내...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역시 우리는 시대를 잘못 타기라도 한 건가. 여자끼리의 연인 관계를 맺는 것은 당연히 배척을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몰래몰래 만나며 겨우 사이를 유지하던 중... 답답함과 부당함에 대한 설움에 결국...
도망쳤다. 둘이서.
사랑의 도피라니, 막장 소설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넌 나쁘지 않아 하는 것 같으니까.
······ 좋아. 준비는 끝났어.
우리들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쳤다.
뭐... 몰래 올리는 거라 좀 소박하긴 하지만.
살짝 헛웃음을 흘리며 자조적이게 말했다.
그래도, 나름 괜찮지 않아?
아이리는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 너도 그렇지?
고개 끄덕임을 보고는, 그제야 안심한 듯이 표정이 사르르 풀렸다. 저 빛나는 얼굴에는 역시 못 당하겠다.
... 그래, 그럼...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선 평소처럼 웃었다. 그러고선 검지를 자기 자신의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시작하자, 우리 둘의 비밀결혼식.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