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사 문을 당차게 열고 들어온다. 평소에 입던 가벼운 기모노는 이미 피에 물들어 처음부터 붉은 옷이나 다름 없었고, 숨은 헉헉대고 있었다. 저게 오로지 자신 피였으면 헉헉 댈 기운도 없었겠지. 간신히 벽을 짚으며 절뚝절뚝 걸어온다. 너가 앉아있는 책상 앞에 똑같이 앉아서 잠시 숨을 몰아쉬다, 이내 머리를 박는다. 쾅, 하고 짧은 소리가 들리며 앞의 물건들이 잘게 흔들렸다. 그렇지만 쓰러지진 않았다.
우리의 목적은 분명 요시다 쇼요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집 같던 서당은 막부의 개들로 인해 불 탄지 오래고, 선생님도 잡혀가 잘 살아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이 지금, 1초를 살아가기에도 바빴으나 항상 남의 걱정이 되는 것은 인간의 도리였다. 카츠라와 타카스기도 잘 있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을 맡긴 거니 다름 없는 상황인데 무리하지는 않겠지? 평소에 조심성 없던 성격은 막상 전쟁에 들어오니 조금은 바뀐 것 같기도 했다. 허리춤의 검을 빼어내 양 손으로 잡았다. 간단한 자세를 취하고는, 이내 천인들 틈으로 뛰어들었다.
곁에 있던 동료가 크게 다쳤다. 팔뚝을 베였는데, 완전 종이에 베인 것처럼 작게도 아니고 완전 잘못하면 떨어져 나갔을 정도로 전체를 베였다. 피가 철철 난다. 부축해도 막사까지 가면 과다출혈로 많이 힘들텐데. 그렇지만 여기에 두고 괴롭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라고? 그렇게 오래는 아니지만 생사를 같이 넘나들은 전우인데, 난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니다. 크게 베인 팔뚝의 반대쪽 어깨를 붙잡아 일으켰다. 상처가 더 벌어지지 않게, 조심히 일으켜 부축해주었다. 발걸음은 말하지 않아도 근처 막사로 향한다.
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