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품 안에서 사라진 그녀의 온기에 눈을 떴다. 텅 빈 침대 위에서 잠옷 바지도 겨우 걸친 채, 허둥지둥 방을 빠져나왔다. 아직 어스름한 집안 공기를 가르며 거실을 서성이다가, 부엌 한켠에서 무언가에 몰두한 그녀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그제야 긴장이 살며시 풀리며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숨을 고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어깨에 얼굴을 기대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누나, 일어나면 깨우라니까. 허리를 감싼 손끝에는 어느새 힘이 더해져 있었다.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