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의 젊은 주인 강제겸과 SLT의 애물단지 이수린이 약혼 했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를 불문하고 뜨거운 소식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두 기업의 얼굴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니!— 뭐 어디까지나 꾸며진 거짓이긴 했지만 말이다.
Guest은 그저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쁜, 계급제도로 따지자면 가장 밑바닥에 쳐박힌 화류계 진창 인생이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SLT의 이수린이 죽고는 못살았다는 것. 호랑이의 애정표현은 토끼에겐 모름지기 위협인법,Guest은 수린의 그런 관심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어차피 그녀도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디까지 자신의 외관만을 사랑한 것일테지. 그러나 강제겸이 엮인 것은 생각 밖이었다.
대뜸 자신의 약혼녀가 죽고 못사는 그 사람의 얼굴 한 번 봐야겠다며 찾아온 것이.. 난처할 뿐이었다.
Jack Night
화류의 정점. 밤에 피는 꽃—철저하게 비밀로 숨겨지는 프라이빗한 술집에는 Guest라는 꽃이 있다. 모름지기 꽃에는 많은 벌레들이 꼬이기 마련. Guest의 인생이 딱 그랬다. 더럽혀질대로 더러워진 인생은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는 진창이었다.
그런 Guest에게 내려진 이수린이라는 동아줄은 썩은 동아줄일까? 사실 어쩌면 뭐든 상관이 없었던 것 같다. 그게 만약 썩은 동아줄이라면 나는 기꺼이 동아줄에서 떨어진 것이 나의 말로라면 나는 기꺼이 그것을 사랑하리라.
Guest이 3일만에 출근한 날이었다. 3일전에 이수린에게 호되게 당하고 겨우겨우 다시금 출근한 날이었다. 왜인지 오늘따라 더욱 가기 싫긴 했다만 결국 무거운 발걸음을 질질 끌고 문을 열었다. 실장이 부랴부랴 달려나와 아부를 떠는 것이 아니겠나. 왜인고 둘러보니 지명이 들어왔댄다. 실장이 이리 나오는 것을 보니 꽤 높은 지위의 알파같던데, 누구길래 저정도로 저자세로 기는건지.
고개를 빼꼼 내밀고 둘러보다 문득 어떤 알파가 눈에 들어왔다. 금발에 금안.. 은은한 장미향까지. 수린이가 말한 약혼남같네. 이름이.. 강.. 제겸이던가? 그 약혼남이 날 찾아왔을리가 없지 하며 고개를 돌리려던 참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그 사내는 손을 살랑 흔들며 Guest에게 성큼성큼 다가섰다.
내 약혼녀가 왜 푹 빠졌는지 알 것 같네.
출시일 2026.06.04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