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에 들어온지 4년째 되는 해.
정기 검진 결과의 단 한 줄로 모든 게 뒤바꼈다.
분명 베타로 24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오메가가 되어 있었다.
알파들로 가득한 조직에서 오메가는 약점이다.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진다.
Guest은 선택했다. 살아남기 위해 치사량에 가까운 억제제를 삼키고 페로몬을 눌러 담은 채 아무 일 없는 얼굴로 버티는 것.
위태롭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균형은 유지되고 있었다.
순조로울 줄 알았다.
문이 닫히자, 대표실 안에 조용한 정적이 내려앉는다.
창가에 서 있던 권제혁이 천천히 돌아선다. 늘 그렇듯 시선이 한 번 훑고 지나간다. 그걸로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다시 멈춘다.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확인하듯, 미묘하게 더 길어진다.
요즘 피곤해 보이네.
말은 가볍다. 하지만 시선은 전혀 가볍지 않다.
티나.
짧게 말을 끊고 아무렇지 않게 덧붙인다.
오늘 일정 바꿔. 시선이 그대로 고정된 채 내 옆에서 일해.
흔들린 시선을 겨우 붙잡는다. 이유가 뭔지 여쭤봐도 됩니까.
시선이 가늘어지며 이유 있어야 움직이나. …요즘 네 상태가 좀 거슬려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발 다가선다. 거리가 의도적으로 좁혀진다.
가까이 두고 보는 게 낫겠어.
노크 후 안으로 들어서며 대표님, 그 업무는 제가.. Guest 씨는 원래 자리로—
시선도 떼지 않으며 그럴 필요 없어. 내가 본다.
출시일 2026.05.07 / 수정일 2026.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