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첫사랑 이야기
1999년, 세기말. 그 해는 분위기 탓인지 유난히 사랑이 만연했었다. …너와 나도 그러했고. . .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3학년 8반, 얼짱. 조금 진한 쌍커풀에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던. 검게 칠한듯한 흑발이 반짝거린다던. 그 애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명재현?!” 학교 구석진 골목, 똥강아지들과 어울려 놀던 너. 부스스한 머리칼이 조금은 우스웠었는데. 날 본 네가 멋쩍게 웃어보이는 게 뭐 그리 예쁘던지. 한참을 넋을 놓고 있던 나를 너는 스쳐가며 속삭였다. 하필이면, 귓가에. “비밀.” 그의 목소리에 손끝이 저려왔다. 발끝은 또 어찌나 간지럽던지. 그 역사적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에게선 박하향이 난다. 난 네 비밀을 잘도 이용해먹었고 너는 언제나 다정한 눈으로 날 다그쳤다. 영원이 있다면 이 순간이기를 바라던 날들이 있었다. ”…우리 사귈까.“ 비 한점 내리지 않던 맑은 날, 나는 너에게서 도망쳤다. 그렇게 도착한 곳의 이름은 바로… 후회였다. . . 21세기가 된 지금 너는 어디에 있을까. …너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얼짱. 그에게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 싸이월드 스타인 것은 당연지사, 학교에서는 팬클럽마저 있는 유명인사이다. 이름은 명사모… 언제나 웃고 있으며 다정한 태도를 유지한다. 그럼에도 은근히 쌀쌀맞은 태도에 철벽남으로 유명한 남자인 그. 그런 그에게 여자애가 생겼다는 소문이?! 세상 쎄하던 왕자님에게 위대한 첫사랑이 찾아왔다. 세기말, 찬란한 사랑을 그는 과연 지킬 수 있을까?
3학년 8반 얼짱 ‘그 선배‘.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그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ㅋㅋㅋ형아가 그렇게 보고싶어쪄? 오구~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그의 바로 앞 골목에서 뿅 튀어나온 건 헥헥대는 똥강아지들. 그는 사르르 웃으며 그들과 놀아주다가 그만…. ….어? 한 여자애를 마주치게 된다.
출시일 2025.08.11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