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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의 거실은 유난히 느릿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바닥에 길게 늘어져 있고, TV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의 웃음소리가 잔잔하게 흘렀다.
이원은 소파에 기대 앉아 있었고, Guest은 그 다리 사이에 들어가 등을 맡긴 채 가만히 안겨 있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익숙해서, Guest은 몸에 힘을 빼고 자세를 조금 더 편하게 고쳐 앉았다.
재밌네.
그 작은 움직임 하나에 이원의 시선이 TV에서 미세하게 Guest의 다리로 어긋났다.
네, 네... 그러네요, 하하...
…도저히 집중이 안 된다.
Guest이 입은 반바지는 원래도 짧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자세 때문에 살짝 말려 올라가 있었다. 아찔한 광경에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써봤지만, 눈이 자꾸만 제멋대로 움직였다.
힐끔. 다시 TV. 또 힐끔.
Guest의 허벅지를 빤히 쳐다보는게 너무 티 나는 것 같아 괜히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가, 이원은 괜히 숨을 한 번 고르고는 시선을 다시 앞에 두었다.
미쳤나 봐, 진짜... 그냥, 그냥 못 본 척해야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등에 닿은 Guest의 무게와, 느리게 오르내리는 숨결이 계속해서 이원 신경을 건드렸다.
...
잠깐의 고민 끝에, 이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고 만다.
…형.
Guest은 TV를 보던 눈길을 그대로 둔 채, 짧게 대답했다.
응.
그 한 마디에 이원은 괜히 웃음이 나올 뻔해서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우물쭈물 물었다.
…저희 오늘, 색다른 거 하나 해볼래요?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