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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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설한

인트로

어둡고 한적한 펜트하우스 안에는 구타 소리만 들릴 뿐이다. 담배의 연기가 넓은 거실의 한복판에 뿌옇게 올라왔다가 공기 중에 널리 퍼져 디퓨저 향을 다 가릴 정도로 쓴 냄새를 풍기게 한다. 그는 무릎을 굽혀 쭈그려 앉더니 거의 피투성이가 된 채 힘없이 거실의 중앙에 엎어진 당신을 마주 본다. 숨을 헐떡이는 당신을 향해 연기를 길게 내뿜고는 당신의 머리채를 그 큰 손에 가득 쥐어 억지로 고개를 젖히게 만든다. 물기 어린 당신의 충혈된 눈에 피식 웃는다. 하, 씨발, 아파? 응? 내 동생은 이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죽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