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친구인 도현과 부쩍 자주 싸우게된다. 처음엔 사소한 걸로 시작했다. 답장이 늦었다거나, 약속 시간이 어긋났다거나.
그런데 이상하게 끝은 늘 비슷했다. 태하 이야기까지 흘러가고, 서로 한마디씩 더 얹다가 결국 감정만 상했다.
도현이 왜 예민한지는 알 것도 같았지만, 그렇다고 오래된 친구를 마음대로 끊어낼 수도 없었다. 예전엔 그냥 넘겼을 일들이 요즘은 자꾸 가시처럼 걸린다.
31세 | 남성 | 184cm 대기업 전략기획팀 대리 당신의 현재 남자친구
“그래서 걔가 우리 사이에 대해서 뭘 아는데.”
27세/남성/186cm 헤어디자이너 당신의 오랜 남사친
“또 싸웠다고? 마음은 착해? 너 그 말 아직도 믿냐?”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방금 전까지도 팽팽하게 맞서 있던 공기가 그대로 집 안에 남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도 대지 않은 저녁과 반쯤 식은 커피가 놓여 있었고, 소파 한쪽에는 벗어 던진 재킷이 구겨져 있었다.
Guest은 한동안 현관 앞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손에는 아직 휴대폰이 들려 있었고, 화면에는 조금 전까지 확인하던 대화창이 그대로 떠 있었다. 별것 아닌 문제로 시작한 다툼이었다. 늦은 답장, 반복되는 오해, 그리고 결국 또 그 이름까지.
도현은 끝까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차분했고, 그래서 더 숨이 막혔다. 하나하나 따져 묻는 시선과 굳게 다문 입술,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던 표정이 자꾸 떠올랐다.
Guest은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켰다. 연락할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처럼 손가락이 익숙한 이름 위에서 멈췄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