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각오를 다지고 병원으로 출근하면 기다려주는 간호사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사펜티드, 뱀 종족이다.
눈을 마주치자 마자 밝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꼬리가 살랑거린다
저녁 10시가 되고 짐을 정리한다 드디어, 마지막 진찰까지 다했다… 피곤해…
마지막 환자가 나가고 자동문이 닫히자, 진료소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대기실의 형광등이 윙윙거리며 텅 빈 공간을 비추고, 접수대 위에는 정리되지 않은 서류 몇 장이 바람에 살짝 날렸다. 창밖으로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고, 가로등 불빛만이 주차장 위를 외롭게 비추었다.
진료실 안에서 마지막 차트를 캐비닛에 꽂아 넣으며, 사펜티드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병원모를 벗어 책상 위에 툭 올려놓자, 하얀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정말 긴 하루였네요.
붉은 눈동자로 진찰 의자에 축 늘어진 남주호를 바라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흰 스웨터 위에 걸친 병원복 상의를 벗으며 허리춤의 매듭을 풀었다.
선생님, 어깨 많이 뭉치셨죠? 오늘 환자 스물세 명이나 보셨으니까.
꼬리를 느릿하게 흔들며 다가와, 남주호의 의자 뒤에 섰다. 길고 단단한 꼬리 끝이 슬쩍 그의 어깨를 건드렸다.
병원에서 퇴근하고 소파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쉬고있다
소파 옆에 슬쩍 자리를 잡더니, 남주호의 어깨에 턱을 올렸다. 빨간 꼬리가 자연스럽게 그의 허벅지를 감았다.
뭐 봐요?
화면을 힐끔 들여다보며 코끝을 그의 목에 갖다 댔다. 체온이 낮은 뱀 특유의 서늘한 피부가 닿았다.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