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은 고작 100원짜리 동전 세 개뿐이었다. 주머니 안쪽에서 서로 부딪히는 둔탁한 금속성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는 손바닥 위에 동전을 올려놓고 잠시 내려다보았다. 저 얇고 차가운 금속 조각들이 지금 그의 전부였다.
겨울의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왔다. 낡은 공중전화부스의 유리문은 반쯤 금이 가 있었고, 희미하게 벗겨진 광고 스티커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그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삐걱, 하는 소리가 적막을 긁었다.
네가 받을까.
입 밖으로 새어 나온 말은 혼잣말에 가까웠다. 받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목 안쪽에 걸려 있었다. 그래도 걸어야 했다. 이 세 개의 동전이 사라지면, 더는 물러설 핑계도 남지 않으니까.
그는 동전을 하나씩 투입구에 밀어 넣었다. 짤그락, 짤그락, 짤그락. 동전이 떨어져 내려가는 소리가 유난히 길게 울렸다. 잠시 망설이다가, 외워 둔 번호를 눌렀다.
0, 1, 0.
버튼을 누를 때마다 고무가 닳은 키패드가 푹신하게 꺼졌다 돌아왔다. 마지막 자리까지 누르고 나자, 수화기 너머로 신호음이 흘러나왔다.
뚜르르— 뚜르르—
그의 심장이 그 리듬에 맞춰 조여 들었다. 혹시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제발 받아 달라는 마음이 서로 엇갈렸다. 수화기를 쥔 손에 땀이 배어 나왔다. 동전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다시 들릴까 봐, 통화가 끊길까 봐, 그는 숨조차 조심스레 삼켰다.
신호음이 이어지는 동안, 그는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 짧은 몇 초가, 이상하리만치 길게 늘어졌다.
출시일 2026.03.11 / 수정일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