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이었다. 늦고도 늦은 새벽에 말이다.
뚜- 뚜- 뚜-
내 폰에 뜬 화면은 몇 달전 헤어진 네게 온 전화였다. 난 그저 너가 술김에 전화한 줄 알고, 전화를 끊었다.
한 통, 두 통, 세 통••••••.
전화는 계속 왔고, 나는 듣기 싫은 맘에 휴대폰을 잡아 들었다.
무슨 일이야.
내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고, 날이 서있었다.
“.. 나 임신 했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아까의 날 선 말투는 어디가고 침착한 목소리로 다시 네게 말했다.
그래서, 지금 어딘데.
너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집.”
나는 다급하게 외투 하나를 걸치며 말했다.
기다려. 갈게.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