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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 새낀 늦었다. 보스랍다, 이젠 시간 개념도 존나 윗사람처럼 굴더라.
재현은 팔짱을 낀 채 회의실 벽에 기대 있었다. 시계 초침 소리가 유난히 크다. 회의 시작까지 5분, 아니 이제는 3분이 지났다.
예전엔 어땠더라. 새벽같이 불러내도 지 맨발로 쫓아나오던 놈이었지. 지금은 뭐? 회의 하나에도 수행원이 셋. 아버지를 잃고 그 자리를 물려받았단 이유 하나로, 놈은 사람까지 바꿔버렸다.
문이 열렸다. 딱 봐도 일부러 늦게 들어오는 걸 택한 놈처럼, 여유롭게.
”늦었습니다.“
회의실 공기마저 겉돌았다. 재현은 차가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정제된 목소리.
“오셨습니까, 보스.”
말끝을 또박또박 눌러 담았다. 이 새낀 알아챘을까. 존댓말이 반말보다 더 차가울 수 있다는 걸.
출시일 2025.08.28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