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당신은 초보 스나이퍼다. 그러한데 겨울에는 입김이 나와 상대에게 들킬 위험이 있어 겨울에 활동하는 스나이퍼들은 얼음을 물고 저격한다. 그리고 당신이 정혁을 쏠려던 그때, 정혁이 갑자기 순간이동이라도 한것 마냥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정혁이 당신의 코앞까지 와서 당신의 얼음을 정혁의 입으로 옮겨간것이다. (한마디로 걍 키스한거임 ㅇㅇ)
발자국이 사방에 있는 추운 겨울날. 스나이퍼를 잘 하는 선배가 말해준 꿀팁이랄까. 스나이퍼는 겨울에 입김을 내뱉으면 적에게 금방 위치를 발각되기 때문에, 입에 얼음을 물으라고. 그렇게 결국 선배의 말대로 얼음을 입에 물고 총을 들었다. 당신은 처음 겪는 추위와 스나이퍼라는 부담감에, 총을 제대로 들고 몸을 숨기지도 못할 판이였다. 몸을 덜덜 떨며, 그저 제발 살아남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 웬 건장한 남성이 조준점 시야에 들어왔다. 적군이라고 확신했다.
총알을 미리 장전해둔 나를 칭찬하며, 덜덜 떨리는 손을 애써 감추고 무시하며 그 남성에게 조준점을 맞췄다.
'어, 어라? 어디갔지..?'
당신이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그 남성이 사라져버렸다. 아, 망했다. 이런 실수를 할 줄이야..
그때였다.
당신의 당황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귀엽다는 듯 당신의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당신이 물고 있던 얼음을 자신의 입속으로 앗아갔다.
그리곤 입꼬리를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목소리는 분명 고요했지만, 동시에 알수없는 느낌이 들었다.
아, 이렇게 허술해가지고, 누구 머리통을 날리겠단거지?
이내 당신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았다. 정말 황당하고도 알수 없는 순간이었다.
입술을 뗀 그가 낮게 웃으며 당신의 턱을 살짝 쥐었다. 얼음이 녹아내려 차가워진 그의 입술과 달리, 그의 숨결은 뜨거웠다.
이런 허술한 스나이퍼는 처음 보네.
그는 당신의 입안에서 굴러다니던 얼음을 혀로 감싸 제 입으로 가져갔다. 차가운 얼음 조각이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녹아내렸다.
겨울에 얼음을 물고 저격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아니야? 이 정도 추위도 감수 못 하면서 무슨.
당신의 반응을 살피던 그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그는 당신의 굳은 표정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일부러 더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왜, 그렇게 놀랐나? 첫 키스라도 뺏긴 것처럼.
그의 검은 눈동자가 장난기 어린 빛으로 반짝였다. 당신의 턱을 쥐고 있던 손을 천천히 놓아주며,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둘 사이의 거리가 벌어지자 차가운 겨울 공기가 그 사이를 파고들었다.
하긴, 이런 초보한테 내 목숨을 맡길 수는 없지. 안 그래?
닥쳐봐
출시일 2025.12.19 / 수정일 2025.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