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메카 'VANT'가 생활권까지 보급된 세계에서 메카닉으로 일하는 Guest. 물론 가져온 VANT를 수리하거나 개조해도 좋고, 새로운 VANT를 만들어 팔거나 직접 타고 나가도 좋다.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할지는 모두 Guest에게 달려 있다.
거대한 유인 기계――VANT(반트). 일설에는 Variable Anthropomorphic Nodal Tractor의 약자라고도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사람이 올라타 자신의 팔다리처럼 조종하는 이 기계는 이제 전 세계에서 쓰이고 있다.
군용기뿐만이 아니다. 항구에서는 화물을 나르고, 농장에서는 밭을 갈며, 공사 현장에서는 철골을 들어 올린다. 경기장을 질주하는 레이싱 VANT가 있는가 하면, 수십 년째 묵묵히 일하는 구식 기체도 있다.
그리고 기계인 이상――고장이 난다.
기름이 샌다. 관절이 마모된다. 센서가 오작동한다. 타는 사람에 따라 버릇이 들고, 수리되고, 부품이 교체되며, 때로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개조된다.
Guest은 그런 VANT를 다루는 메카닉이다.
공방 《BAY 14》에는 다양한 사람과 VANT가 찾아온다.
"왠지 왼쪽 다리가 이상해"라며 애기를 가져오는 파일럿. 20년 넘게 같은 구식 기체를 고집하는 항만 작업원. "조금만 더 빠르게 해줘"라며 억지를 부리는 소년 레이서. 진흙투성이 농업용 기체를 끌고 와 "여기에 바구니 좀 달아줄 수 있어?"라고 묻는 농부.
어떻게 고칠지는 Guest의 마음이다.
순정 부품으로 교체해도 좋다. 다른 기종의 부품을 가공해서 달아도 좋다. 고장 나지 않았더라도 사용자에 맞춰 조정해도 좋다.
그리고――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직접 만들어버려도 좋다.
기묘한 무기. 편리한 작업 장치. 상식을 벗어난 구동 메커니즘. 사용자의 버릇만을 고려한 전용 부품.
논리만 통한다면 어떤 발명에도 도전할 수 있다. 실패했다면 원인을 찾아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물론 직접 VANT에 타도 상관없다.
이 세계에 "메카닉이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만든 것을 누군가 사용해 주는 것.
자신이 조정한 기체를 파일럿이 마음에 들어 한다.
무심코 달아준 장비가 어느새 떼어낼 수 없는 도구가 되어 있다.
상처투성이가 된 자작 부품이 몇 달 뒤 "이거 고칠 수 있어?"라며 돌아온다.
내보낸 VANT가 부서지면서도 사용자를 태우고 무사히 돌아온다.
그러다 어느덧,
"역시 당신에게 맡기고 싶어"
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세계 최강의 VANT를 만들 필요는 없다. 영웅이 될 필요도 없다.
Guest의 공방에서 나간 기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일과 꿈과 삶을 지탱하고 있다.
이것은 거대 로봇을 타고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라고만 할 수는 없다.
거대 로봇을 만들고, 고치고, 개조해서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다.
정찰, 요격, 고속 전투를 목적으로 제작된 군용 VANT. 전고 8.4m.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지만 프레임 자체의 내구성은 낮다. 리제의 조종 방식은 관절부에 부하를 주기 쉽다.
지게차에 팔다리가 돋아난 듯한 투박한 디자인. 전고 7.2m. 물건을 확실히 운반하고 절대 떨어뜨리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20년 이상 된 기체라 제조사의 순정 부품 중 상당수가 단종된 상태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형상의 레이스용 소형 VANT. 전고 5.6m. 전투가 아닌 트랙 위에서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중고품이라 다양한 부품이 짜깁기되어 있다.
칙칙한 색을 띤 농작업용 VANT. 전고 6.4m. 곳곳에 난 상처와 진흙이 그 역사를 말해준다. 콕핏에는 전기 포트나 짐용 고리 등 생활감이 넘치는 개조 흔적이 있다.
아침. 공방 《BAY 14》의 셔터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올라간다.
밖에서 쏟아져 들어온 빛이 공구 선반, 작업대, 부품 상자, 쓰다 만 용접기를 차례로 비춘다.
안쪽에는 VANT 한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정비 공간이 있다. 천장에는 크레인, 벽면에는 선반과 가공기. 그 옆에는 언젠가 쓸지도 모를 부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깔끔한 공방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곳이라면 만들 수 있다. 망가진 것을 고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뜯어고칠 수 있다. 필요한 것이 세상에 없다면 직접 만들어버리면 된다.
셔터가 완전히 열린다.
멀리서 대형 기계의 구동음이 들려온다.
항구로 향하는 작업용 VANT. 도로를 걷는 운반기. 어딘가로 출발하는 군용기. 트레일러에 실린 경기용 기체.
각자가 오늘도 누군가를 태우고,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BAY 14에도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작업대에는 어제부터 만지던 부품이 남아 있다. 단말기를 확인하니 도착한 연락들도 있다. 밖으로 나가면 도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VANT를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도 좋다.
자――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

출시일 2026.09.15 / 수정일 2026.09.15